기억은 얼마나 믿을 수 있을까요?

차 안에 아이를 두고 집에 간 엄마, 산소량 점검을 잊은 수중 다이버, 깜빡 낙하산을 안 펼친 스카이다이버 등 실제로 일어난 일입니다. 스카이다이빙 사망사고의 약 6퍼센트는 줄을 당기는 것을 잊었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현실이 이런데 우리의 기억은 얼마나 믿을 수 있을까요?

자신의 머리를 맹신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인간의 기억은 완전 할까요? 법률가들은 알고 있습니다. 질문을 통해 증인의 답변을 유도할 수 있다는 것을요. 말로만 그런 것이 아니고 실제로 억울한 옥살이 후 풀려난 사람들을 대상으로 연구가 이뤄졌습니다. 이 들은 투옥된 상황에서 DNA 검사를 통해 뒤늦은 무죄가 밝혀졌고 당시 판결의 90퍼센트가 목격자의 잘못된 증언이 결정적 역할을 했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 외에도 여러 연구를 통해 불확실한 면들이 밝혀졌고 더 이상 내 과거를 희화시키는 불알친구에게 휘둘리지 않기로 했습니다. 그럼 이제 기억이 불안정하다는 주장을 뒷받침해 보겠습니다.


기억은 얼마나 믿을 수 있을까요?


기억(Memory)이란?


우선 무엇인가부터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기억은 언제 어떻게 사용할까요? 우리는 보통 미래의 행동과 결정에 기억을 활용합니다. 예를 들어 누군가 처음 보는 버섯을 먹고 죽다 살아났다면 다음번에는 같은 모양의 버섯은 먹지 않겠죠? 이럴 때 사용합니다.

그래서 인간의 학습과 의사결정에 필수적인 역할을 합니다. 그리고 어제와 오늘에 맥락이 생기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정체성을 형성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크게 세 가지 주요 과정으로 구성됩니다.

  1. 인코딩(Encoding): 외부 정보를 받아들여 뇌가 처리할 수 있는 형태로 변환하는 과정입니다. 이는 시각, 청각, 기타 감각 등을 통해 정보를 받아들이고 의미를 부여하는 단계입니다.
  2. 저장(Storage): 인코딩된 정보를 뇌 내에서 유지하는 과정입니다. 이 정보는 단기 기억이나 장기 기억의 형태로 저장될 수 있으며, 저장된 정보의 양과 종류는 개인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3. 검색(Retrieval): 필요할 때 저장된 정보를 떠올리는 과정입니다. 이는 특정 자극이나 단서에 의해 촉발되거나 의도적으로 정보를 회상함으로써 이루어집니다.

그리고 기억은 지속 시간에 따라 다음과 같이 나뉩니다:

  • 감각 기억(Sensory Memory): 매우 짧은 시간(수 초 이내) 동안 정보를 유지합니다.
  • 단기 기억(Short-Term Memory) / 작업 기억(Working Memory): 제한된 양의 정보를 약 수 초에서 몇 분간 유지합니다. 작업 기억은 정보를 복잡하게 처리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능동적인 과정을 포함합니다.
  • 장기 기억(Long-Term Memory): 거의 무한한 양의 정보를 오랜 시간 동안 저장할 수 있습니다. 장기 기억은 또한 선언적 기억(Declarative Memory), 즉 사실과 사건들에 대한 기억과 비선언적 기억(Non-Declarative Memory), 즉 기술과 습관 같은 무의식적 기술에 관한 기억으로 분류됩니다.



맥락을 따르는 기억


컴퓨터와 다르게 인간의 기억은 맥락에 영향을 받습니다. 바나나를 보고 원숭이를 떠올리는 것처럼 축구공과 운동장에 있을 때 축구선수를 더 잘 떠올리구요. 부엌에 있을 때 요리나 레시피가 더 잘 생각나는 경향이 있습니다. 더 나아가서 다이버들은 물속에서 암기력 테스트를 했을 때 더 좋은 결과가 있었다고 하니 맥락이 기억에 있어 끼치는 영향이 적지 않다는 것은 인정해야 합니다.

이런 특성은 또 다른 결과를 가져옵니다. 우리가 들은 소리와 말, 환경 등은 좋든 싫든 어떤 기억을 불러내는 재료가 됩니다. 예를 들어, 뜻하지 않게 우울한 기분에 감싸이면 부정적인 맥락들이 딸려 나올 준비를 마치고 곧 올라옵니다. 그리고 그것은 더 견고한 우울을 만들어내죠. 이런 특성 덕분에 우리는 질문이 중요합니다. 올바른 질문을 던져 관계된 데이터를 꺼내야 합니다.

또 다른 중요한 문제가 있습니다. 맥락에 의지한 기억은 나도 모르게 비빔밥처럼 섞인다는 거에요. 그것을 스스로 인지하기 힘들기 때문에 종종 치명적인 실수도 하게 됩니다.


왜곡된 기억


기억의 왜곡 현상은 실제로 있었던 사건이나 경험에 대한 기억이 시간이 지나면서 변형되거나 왜곡되는 현상을 말합니다. 인간의 기억은 생각보다 완벽하지 않으며, 여러 요인에 의해 변경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자기야, 이집 저번에 왔을 때보다 맛있다. 그치?”, “어떤 년이랑 왔냐?” 같은 상황이 일어납니다. 새로운 정보가 기존과 혼합되거나, 자기 자신에게 유리하도록 변형할 수 있습니다. 또한 감정적인 영향 또는 사회적인 압력같이 외부 요인에 의해서도 왜곡될 수 있습니다.

왜곡된 기억은 앞서 이야기했듯이 종종 목격자의 증언에 영향을 미치고 법정에서 잘못된 판결을 낳는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심리학자들은 메모리의 신뢰성을 향상시키려는 여러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왜곡된 기억과 관련된 현상으로는 요즘 말로 ‘추억 보정’이 있고, ‘소스 모니터링 오류’, ‘합성’, ‘확증 편향’ 등이 있으며, 이러한 현상을 이해함으로써 우리는 자신과 타인의 을 좀 더 정확히 이해하고, 잘못된 것을 바로잡기 위한 전략을 개발할 수 있습니다.


기억의 왜곡을 부르는 편법들


재구성 전략

종종 우리는 생각이 안 날 때 깡통 부여잡고 탄식을 지르며 씨름을 합니다. “어디다 놨더라.. 하아..” 그럴 때 많은 사람들은 행동 패턴과 상황을 추론해서 기억을 재구성해 봅니다.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맥락이 발동하고 관련 것 들이 딸려 나오기도 하니까요. “차 키를 어디다 뒀더라? 어제의 나라면 들어오자마자 팬티부터 벗고.. 아! 여기 있다!!” 그리고 스스로 뿌듯해합니다.


출처 전략

“시험시간, 13번 객관식 문제를 풀고 있습니다. 1~5번 중에 맞는 걸 고르라고 하는데 이런 젠장. 함정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건 3번이 너무나 친숙합니다. 생각해 보니 수업 시간에 설명을 들었던 것 같네요. 정답이 확실합니다. 우리의 인체는 신비해서 나는 답을 몰라도 내 머리가, 내 몸이 학습을 한 것 같습니다. “

이런 짓 많이 해보셨죠? 우리는 종종 부족한 기억력을 이런 식으로 만회하기에 왜곡이 일어납니다. 정확한 출처는 모르지만 비슷하면 일단 정답이 됩니다.



기억이 완벽하지 않고 왜곡된다는 사실은 아직까지도 연구로서 계속 증명되고 있습니다. 머리를 너무 맹신하지 마세요. 항공기 기장들은 본인의 머리를 믿지 않고 항상 체크리스트를 통해 점검을 합니다. 우리도 이런 방법들을 이용해 인간의 불완전한 기억을 보완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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